믹싱Tip - Pan은 단순히 좌/우 위치를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패닝(Panning)은 스테레오 오디오에서 좌/우로 소리가 치우친 정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Pan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시려면 단순히 좌/우 치우친 값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 보다는 Pan을 조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Pan보다 먼저 알아보는 스테레오 이미지

Pan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리는 스테레오 이미지라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스테레오 오디오가 아니면 Pan이라는 것 자체가 나올 수 없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팬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이 스테레오 이미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스테레오 이미지는 스테레오 시스템 (2개의 스피커 등의 음향기기로 구현되는 입체 음향)으로 들을 수 있는 가상의 사운드 이미지를 이야기합니다.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빈 공간에 생기기 때문에, Phantom Image 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유령 이미지라는 뜻이죠.

이미 돌비 서라운드를 비롯한 여러 입체음향이 있는 현 시점에서 스테레오 시스템을 입체 음향이라고 하니 조금 의아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테레오 시스템도 그 위치가 청자의 앞쪽에 국한되긴 하지만, 스피커의 위치에만 고정되지 않는 입체적인 사운드 이미지를 만드는 훌륭한 포멧입니다.
좋은 스피커로 잘 만들어진 음악을 들어보시면, 소리가 위/아래,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느낌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서론이 긴 느낌입니다만, 이 팬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스테레오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중요합니다. 이 스테레오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는 뮤지션이 연주하고 있는 무대를 내 방 안에 연출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입체감을 만들어내는 가장 베이직한 툴 Pan

Pan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좌/우로 얼마나 치우치게 소리를 나오게 할 것인가?를 정하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단순이 이렇게 생각하시기 보다, 악기들을 어떻게 배치를 해서 어떤 사운드를 의도할 것인가? 로 접근하시면 팬을 적용하는데 새로운 관점을 가지실 수 있을 겁니다.

기타 더블링은 왜 좌/우 100%로 걸라고 하는가?

기타 연주에 스테레오 입체감을 주려고 할 때, 흔히 기타를 두 번 녹음해서 좌/우로 벌려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공식처럼 녹음을 하곤 하죠. 하지만, 사실 기타를 더블링해서 팬을 벌려주는 것은 입체감보다는 연주의 풍부함을 얻기 위한 방법에 가깝습니다. 입체감이라는 것은 공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인데, 기타 사운드에 입체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스테레오 마이킹 (연주를 한 번 할 때, 마이크를 두 개를 이용해서 다른 위치에서 녹음하는 방법입니다)이 적합한 방법입니다. 기타 더블링은 실제 연주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기타 연주자 2명이 함께 연주하는 상황에 가깝죠.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볼 때, 두 연주가 가장 풍부하게 들리게 하려면 그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들리게 하면 되겠죠? 그래서 패닝을 좌/우로 완전히 벌려주면 그 차이가 양쪽 귀에 완전히 분리되어 들리기 때문에 더 풍성하게 들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원리를 알게 된다면, 내가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약간 떨어져서 연주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싶은 의도가 있다면 좌/우로 완전히 벌리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벌려서 원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스테레오 피아노 소스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요즘 가상악기의 피아노 소스는 거의 100% 스테레오 사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연주자 입장에서 샘플링을 해서 고음은 오른쪽에서, 저음은 왼쪽에서 나오죠.

그런데, 실제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면, 연주홀의 느낌을 살린다면, 오히려 객석의 관객에게는 소리의 패닝이 거의 들리지 않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피아노 연주가 어떻게 들리기를 바라느냐에 따라서 Stereo width를 조정해서 피아노 사운드의 느낌을 바꿀 수 있습니다.

더불어, 객석이 아니라 피아노 연주자의 옆에 앉아서 피아노 연주자와 같은 사운드를 듣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죠? 이런 사운드야 말로 실제 공연장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사운드 경험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요즈음은 악기 패치를 그렇게 제작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흔한 상황이 되어버렸지만요.

드럼 패닝을 통한 관점의 변화

드럼 사운드는 팝 음악의 리듬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곡의 뼈대를 이룬다고 볼 수 있죠. 그런 드럼사운드도 패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드러머 입장에서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면, 하이햇은 왼쪽, 플로어 탐은 오른쪽으로 패닝을 해 주면 될 겁니다. 반면, 관객 입장에서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면, 하이햇이 오른쪽, 플로어 탐이 왼쪽이 되겠죠. 그리고 앞서 피아노와 비슷하게 가까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객석에서 듣는 소리를 만들고 싶다면 스테레오 넓이를 좁혀주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재즈바의 한 켠에서 연주되고 있는 밴드의 사운드를 연출하고 싶다면, 드럼 악기의 팬을 전체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치게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곡의 중심을 잡아주는 악기를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것은 자칫 곡의 균형감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잘 하지 않는 방식이지만,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얼마든지 해 볼 수 있는 시도가 될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가지 패닝을 하는 상황을 상상해서 적용해 봤습니다.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이라면 패닝이 단순히 좌/우를 조절한다는 개념보다는 악기를 어떻게 배치를 해서 어떤 느낌을 만들어낼 것인가? 라는 관점으로 시각을 바꾸실 수 있으셨을 거에요.
실제 작동하는 방식은 단순하지만, 그것을 다루는 관점은 전혀 단순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단순하게 위치를 이쪽으로 이동한다 정도로만 접근하셔도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것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보시면, 조금 더 다양한 시도를 하실 수 있을 거에요.

오늘의 믹싱팁이 당신이 만들어낼 음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